일반 평가용이성 이론(General Evaluability Theory)에 의하면 1) 평가방식, 2) 지식, 3) 내적 속성에 따라 평가용이성이 결정된다고 보았으며, 이에 따라 평가자들이 각 평가요소에 대해 보이는 민감성이 달라진다.
1) 평가방식이라 함은 단일 대상에 대한 평가인지 혹은 복수 대상에 대하여 비교가 이루어지는 평가인지를 일컫는 것이다. 중고시장에서 사전을 구매하는 상황의 예시에서, 사전에 등재된 단어의 수와 같은 요소는 중요한 평가요소이지만 단일로서는 평가하기 어려우나, 비교대상이 생기는 경우 평가의 참조점이 생기게 된다.
2) 지식은 평가 요소에 대한 전문지식이나 과거의 경험 등 평가 상황에서 참조할 수 있는 정보의 수준이다. 예를 들어서 금은방 주인이 0.5캐럿의 다이아몬드와 1캐럿의 다이아몬드의 차이에 대하여 반응하는 것은 일반인이 동일한 상황에 대하여 반응하는 것과는 정도의 차이가 발생할 것이다.
3) 내적 속성이란 인간이 해당 평가요소를 안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게 하는 신경생리학적 기재가 있느냐는 것을 의미한다. 중고시장에서 사전을 구매하는 상황과는 달리 모든 사람은 자신이 피곤한지, 배가 고픈지 판단할 수 있게 하는 생리학적 기재를 가지고 있다. 다시 말해 본인의 피로도나 공복감에 대한 평가는 다이아몬드의 가치평가보다 용이하다.
세 요인은 평가 시 각 평가요소에 대한 참조할 수 있는 정보의 수준을 결정하는 요인이다. 즉, 평가 시 참조할 수 있는 정보의 수준에 따라 평가용이성이 달라지며, 평가용이성이 낮아질수록 해당 평가요소에 대한 민감도가 떨어진다. 달리 말해, 우리는 평가 시 참조할 수 있는 정보량이 증가할수록 각 평가요소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상의 관점에서 우리나라 채용장면을 분석했을 때, 지원자 평가로서 적절한 면접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져야한다. 첫째, 지원자 핵심역량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야 한다. 일반적인 채용절차에서 면접은 채용절차 후반부에 소수의 지원자를 대상으로 사용된다. 따라서 지원자들은 일정 수준 이상의 역량을 가지고 있으므로 전체 모집단에 비해 분산이 적어 지원자 역량수준의 변별이 중요하다. 둘째, 면접관은 핵심역량, 직무지식에 대한 높은 수준의 지식을 갖추어야 하며, 면접스킬 등을 갖추어 구조화된 평가기준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면접은 일차적으로 비구조화된 단서(지원자의 응답)를 바탕으로 평가가 이루어지므로 평가의 난이도가 높을 뿐 아니라 주관적 평가를 일정한 규준에 맞추어 재산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셋째, 면접관은 제3의 요인이 자신의 평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대비해야 하며, 인사담당자는 이러한 외부요인의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면접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특시, 비용효율의 측면에서 면접관은 다수의 지원자에게 노출되어 실질적으로 지원자 간 비교평가를 하게 되므로, 외모나 복장과 같이 역량 평가에 유의미하지 않은 요소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게 된다. 이러한 점은 구조화된 면접에서도 적게나마 나타나는 특성이다.
이처럼 면접은 평가용이성이 좋은 상황이 아니며, 이에 따라 훈련되지 않은 평가자는 면접에서 수집되는 결정적인 역량 관련 단서에 둔감하게 반응을 하게 되거나 부적절한 단서에 의존하여 평가를 할 가능성이 높다. 결과적으로, 훌륭한 수행을 보인 지원자와 훌륭하지 못한 수행을 보인 지원자 모두 비슷한 수준으로 평가되거나, 실제보다 차이가 적은 것으로 나타나 최종적인 채용을 위한 의사결정에 증분타당도를 확보할 수 없다. 면접을 실시하는 의미가 사라지는 것이다.
일반 평가용이성 이론의 관점에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면접 모든 평가 요소에 대한 평가용이성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특정 평가요소, 소위 핵심 역량에 대한 평가용이성이 높은 면접 환경을 구성하는 것이다. 앞서 언급하였듯이, 면접관이 마주하는 지원자들은 모두 일정 수준 이상의 역량을 갖추었기에 이들 간의 수준차이는 그리 크지 않으므로 면접의 변별도를 높이는 것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커리어케어의 채용컨설팅과 면접관 교육은 역량 외적인 요소에 대한 민감도를 높이지 않으면서 직무 수행에 결정적인 역량에 대한 평가요소를 높여, 면접관들이 해당 요인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환경을 구성하기 위해 아래와 같은 기준을 바탕으로 면접을 개선한다.
첫째, 면접 방식과 평가 역량에 대한 지식을 갖춘 전문가를 면접관으로 활용함으로써 지원자 간 역량수준을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적정 직무역량 수준 대비 개별 지원자의 역량을 평가할 수 있도록 한다. 둘째, 가능한 구체적인 역량평가 기준을 제공함으로써 평가 의도나 지원자의 역량과 무관한 요소가 평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한다. 셋째, 개별 지원자에 대한 면접 직후 면접관들 간 역량 평가에 핵심적인 단서를 공유함으로써 평가에 활용될 수 있는 정보의 폭을 넓힌다.
이상으로 살펴본 바와 같이 일반 평가용이성 이론은 일반적인 의사결정 상황에서 의사결정자들이 여러 가지 평가 요소들 중 어떤 것에 민감하게 반응하는지 설명하는데 적절하다. 이 이론은 이러한 강점을 바탕으로 평가 핵심역량에 대한 면접의 변별도(민감도) 상승을 제안한다.
우리나라의 일반적인 채용 장면을 의사결정 관점에서 접근한다면, 지금까지의 면접은 핵심역량 이외의 요소에 대한 평가용이성이 높았다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구조화 면접의 확산이 면접의 신뢰성과 타당도를 확보하는데 기여했다면 평가용이성 개념을 바탕으로 한 면접 평가 변별도 현실화는 과학적 평가도구 활용의 필요성 증가, 직무 전문성 강조와 수시채용으로 인한 실무 면접 강화 등의 현상과 더불어 직무역량 중심의 채용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